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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경찰 (2017) – 우정, 정의감, 무모한 질주

by eodeltm 2025. 5. 22.

청년경찰 (2017)

간략한 줄거리

『청년경찰』은 경찰대학에 다니는 두 친구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이 우연히 납치사건을 목격하고, 제도적 한계를 넘어서 자발적으로 수사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공식 수사를 하기엔 아직 학생이지만, 그들은 정의감과 의지 하나로 범죄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유쾌한 버디 무비의 형식을 띠면서도, 시스템의 허점과 청춘의 무모함, 그리고 우정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한다.

서로 다른 두 청춘, 우정으로 뭉치다

『청년경찰』의 핵심은 ‘버디 무비’로서의 매력에 있다. 기질도, 성격도, 사고방식도 전혀 다른 두 주인공은 처음엔 그저 같은 기숙사에 배정된 동기였지만, 함께하는 훈련과 사건을 겪으며 점차 끈끈한 우정을 쌓아간다. 기준은 돌직구 스타일의 현실파, 희열은 원칙주의자이자 이론파로, 두 사람의 충돌과 협력은 영화 전반에 걸쳐 웃음과 몰입을 동시에 유도한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케미스트리는 이 영화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이다. 실제 친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위기 순간에는 서로를 끝까지 믿고 도우며, 단순한 동료 이상의 진심 어린 유대감을 보여준다. 특히 둘의 대화 장면은 가볍고 경쾌하지만, 청춘 특유의 순수함과 정의감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영화는 이 우정이 단순한 유희나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각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친구와 함께여서 불가능이 가능해지고, 함께여서 두려움도 웃음으로 바뀔 수 있다는 진리를 관객에게 다시 상기시킨다. 이들의 우정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행동의 동기이자 용기의 근원이다. 결국 『청년경찰』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누구와 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 20대 청춘들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경찰이기 전에 사람, 정의를 향한 무모함

『청년경찰』이 단순한 청춘 코미디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정의’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과 희열은 아직 경찰이 아니다. 이론과 훈련만 배운 학생일 뿐, 현실에서 사건을 해결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누군가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행동에 나선다. 그 선택은 무모하지만 진심이고, 때로는 제도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영화는 이런 정의 실현의 방식이 단순히 ‘멋있음’으로만 소비되지 않도록 조율한다. 두 사람은 실패하고 다치고, 결국 혼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이 본 현실은 너무도 명확했고, 누군가의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 ‘규정’은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었다. 영화는 이들의 행동이 무법이 아니라, 시스템의 공백을 메우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더 나아가 영화는 경찰이라는 존재가 단지 법을 집행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적인 고민과 감정을 가진 존재임을 드러낸다. 희열은 처음엔 규칙과 교범에 충실한 모범생이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마주친 절박한 현실 앞에서 규칙보다 사람을 선택하는 쪽으로 변화한다. 기준 또한 본능과 감정에 의지한 채 사건에 뛰어들지만, 점점 이성적으로 사태를 판단하고 계획을 세우는 법을 배워간다. 『청년경찰』은 결국 ‘경찰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정의에 반응하고 행동하는 두 청년의 이야기다. 그들의 정의감은 미숙하지만 진심이고, 그래서 더욱 뜨겁고 감동적이다.

웃음 속 진심, 액션과 유머의 완급조절

『청년경찰』은 액션과 코미디라는 두 축을 놀라울 정도로 균형 있게 유지한다. 초반부는 두 주인공의 티키타카와 학교 생활을 통해 경쾌한 웃음을 쌓아올리고, 중반 이후 실제 납치사건을 마주하면서부터는 액션과 서스펜스를 본격적으로 배치한다. 그러나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캐릭터의 성격을 살린 유머를 적절히 끼워넣으며 긴장을 완화한다. 특히 도심 추격 장면, 폐건물 액션, 조직과의 대결 등에서 보여주는 액션 시퀀스는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와 현실적인 합이 돋보인다. 박서준은 특유의 피지컬과 유연한 동작으로 타격감을 살리고, 강하늘은 겁 많지만 할 땐 하는 모습으로 극의 밸런스를 맞춘다. 이 조합이 액션 장면을 단지 화려한 장면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청춘의 도전’으로 해석되게 만든다. 또한 영화의 유머는 억지스럽지 않다. 기상천외한 설정이나 과장된 대사보다, 인물들이 겪는 상황 자체의 리얼함과 그에 대한 반응이 웃음을 유발한다. 이는 오히려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기보다 감정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청년경찰』은 웃음과 진심, 오락성과 메시지, 액션과 드라마를 모두 아우르며, 장르영화로서의 완성도와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 그것도 성장 중인 청년들이 있다. 이 영화는 말한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뜨겁고 진심일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고. 그게 바로 지금의 청년들이라고.